명동성당 예비자 교리학교 10월 25일 피정 (사진 업뎃;;;) † Catholic


세례를 앞두고 피정하러 간다~~!! 라고 환호하면 안 되는데, 왠지 소풍가는 분위기라 여튼 마음은 콩닥콩닥 뛰었다.

돈암동에 위치한 "상지 피정의 집"으로 가는 길.
일요일 아침 8시 50분이면 새벽인기라~~라고 한숨을 푹푹 쉬면서도 4호선 성신여대 입구역에 도착한 시각은 8시 반.
와. 그 아침 6번 출구 앞에 혼자 서 있으려니 처량함이 뚝뚝..;;

맞은 편을 보니 던킨이 있길래 뜨거운 커피 살 요량으로 후다닥 계단을 내려가는 데 우리 조 분들의 익숙한 얼굴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커피를 사고 올라오니 몇몇분 더 계셨고, 9시 다 되어서 모이게 된 사람은 J언니, MY 언니, H양, 언주, 지아언니, 나, 영제,복남 형제님들. 따로 차 가지고 오시는 용식형제님과 피정원 근처에 사는 경화 언니는 피정원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SM 양은 불참.

아리랑 고개 넘어가기 전에 내렸고,
더듬더듬 언덕길을 기어 올라 상지 피정의 집 도착했다.

Raphael 봉사자님은 커피 달라고 생떼를 쓰는 우리 조 분들을 위해 뜨거운 물 날라다 주셨고,
오호, 비싼 과자들이 많이 보여 좀 챙겨볼까..하고 흑심을 품었다가 여기저기서 손들이 뻗어나와 하나둘씩 집길래 생각만큼 많이 챙
기지는 못했다.

홍 돌로레스 수녀님과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고 피정의 집 안에 위치한 성당에서 20여 분 잠시 묵상하고 수녀님 말씀 듣고 오전 강의 시작되었다.
오전 강의는 홍 돌로레스 수녀님이셨다.
어찌나 재치있게 말씀하시는 지 말씀 말씀마다 즐거웠다.
"돌"로 "레스"를 짜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냐. 해서 "돌로레스" 뜻은 "고통"이라고 말씀하시는 수녀님.

우선 "피정"의 말뜻부텀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피정 = 소풍;;;이 아니라 피정은 "피세정관(避世靜觀)"의 약자로 세상을 피해 정조하게 세상을 관조한다..라는 뜻이라고 하셨다.
또 우리들은 "가문 있는 집안!!!(성경+성전)"을 선택한 사람들이라 하시면서 우주 통신 번호를 꼭 외우라고 하셨다.
1004)734627  을 걸면 띠리릭 우주 통신과 바로 연결된다고..
그리고 아침마다 휘리릭 "제끼는" 통신을 통해 말씀을 꼭 접하라고,,,
이렇게 분위기 전달 안 되고, 내용만 요약하니 ..
피정이 아니라 어디 이상한 데 다녀온 듯한;;; 우주 통신 번호라... (먼 산) 






내가 받은 "제끼는" 통신은 요한복음 12장 27절 말씀이셨다.
“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
홍 돌로레스 수녀님이 받은 "제끼는" 통신은 만나 뵐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아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분을 불러라. 였다.

강의하시는 내용에 따라 창세기를 펼쳤고 우리가 평생 따라야 할 것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
1. "보시니 참 좋았다" 라는 말씀을 통해 가톨릭 영성은 긍정의 마인드라는 것
2. 하느님을 중심으로 믿고(信德) 희망하고(望德) 사랑하는 것(愛德). 즉 향주3덕(向主三德)을 따라야 한다는 것.
3.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심장을 칼로 베는 忍이 필요하다는 것.
Sacrifice 정신이 필요한 데 이 희생이라는 것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기 싫고 미운 사람을 위해 "장풍 기도" 한 번 날려주는 거라는 말씀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이게 다 고행이고 남과 혹은 자신과의 투쟁이라는 데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4. 결국은 "자기"의 범위를 넓혀 공동선을 이룩하는 것..

이라는 말씀을 열심히 받아 적다가 점심시간이라는 말씀에 환호성!하고 후다닥 지하로 내려갔다.
점심시간 후 남은 휴식시간엔 동산을 한 바퀴 걸었고
사진도 여러 장 찍으면서 편한 시간을 보냈다.

오후 강의는 피정의 집 관장 수녀님이셨는데 경상도 사투리가 귀에 착착 달라붙는 그런 분이셨다.
두 명씩 짝을 이루어 한 명은 안대를 하고 다른 한 명은 안내를 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하러 밖으로 나갔다.
수녀님을 바로 쫓아 나갔기에 선두에 서게 된 나와 J언니는 수녀님 앞에서 "짱.깨.뽀";;;을 하는 만행을 부렸고 언니가 가위바위보에서 지는 바람에 안대를 썼다.
침묵 중에 상대방을 인도하는 것이었는데 길 안내를 하시는 수녀님을 따라 다닌 길은 오솔길에 계단, 좁은 비탈길 같은 수월치 않은 길이었다. 무사히 수녀님을 따라 평지에 도착했고 이번엔 안대를 서고 바꿔 쓰고 다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처음엔..
넘어질 테면 넘어지자..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뭐 운동화에 청바지에 위험한 것도 없는 이 길에서 넘어져봤자 크게 다치겠나..라는 생각.
그런데 아무리 그런 생각으로 용기있는 체 해 본들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를 않았다.
결국 수녀님 말씀대로 상대방을 온전히 믿기로 마음 먹자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내 옆에 있는 사람, 내 손을 잡아 주는 사람. 이 사람은 내가 넘어지게 하지는 않겠지.
빛 한 줄기 새어 들어오지 않는 컴컴함 속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밞고 몸이 움찔할 때에도 정체모를 위안과 평안함에 마음이 놓였다.

수녀님은 무사히 도착한 분들을 위해 크게 환호해주시면서,,
신앙의 길은 곧 안대를 쓴 컴컴한 길을 걷는 것과 같다..
보이는 길도 헤매고 잘 따라오지 못하는 데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어떻게 믿겠나.
좁고 험한 길이 두렵고 불안하지만 이 길을 믿고 따라갈 믿음직한 존재가 있어야 한다..라고 하셨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다시 강의실로 돌아와서 힘차게 아코디언을 연주하시는 수녀님을 따라 노래 불렀고 오후 강의 시작 되었다.

"성사"에 관한 강의셨는데..
성사라는 것은 "하느님의 보이지 않는 은총을 보이는 형식으로 나타내는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특히 식사 전, 후 기도 꼭 하라고 하셨다;;
연옥 영혼이 식사 후 기도로 호로록 하늘로 올라간다는 얘기
이마에 인호 새겨져서 잡신들도 다 안다는 얘기
너무 재밌어하면 안 될 거 같은 데.. 하면서도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정신이 또랑또랑해졌다.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지만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행복하다는 한 사람의 다큐 동영상을 봤고 스스로에게 쓰는 엽서 쓰다가 눈물 바가지로 쏟고 피정 마무리 하는 미사 드리러 성당으로 갔다.
현 스테파노 의정부 교구 신부님께서 파견 나오셔서 해설이 있는 미사 해주셨고
안수 기도는 받지 못했지만 말씀 사탕 받았고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수녀님들과 모든 피정간 분들과 함께 축복 받았고 공식 프로그램은 모두 끝이 났다.

수녀님들과 사진, 나눔 조 분들이랑 사진 즐겁게 찍고
몇몇 (MY 언니, 경화,언주 언니, HJ양)과 함께 피정의 집 뒤편에 있는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하는 작은음악회에 갔다.

호른 연주와 현악 오케스트라 연주가 끝난 시각은 오후 6시.
밖으로 나와 보니 한적하고 고적한 수녀원 마당에서 보는 깊은 가을 하늘을 쳐다보고 있자니 시간과 공간을 잊은 듯한 몽환적인 기분이 들었다.

명동으로 9시 미사 간다는 내 생떼거리를 다 받아주면서 우리들은 훌랄라~ 치킨 집에서 닭을 해치웠다.
와우.. 맥주와 사이다 1:1 비율이 그렇게 맛있는 줄 몰랐네;;

치킨 집 모임이 파하고 나서 남은 인원은 경화 언니 빼고 넷.
결국 성신여대 근처에서 헤맨 끝에 세븐 몽키즈 커피집 찾아냈고,
밤 9시 미사는 다음 주를 기약하면서 블라블라 즐겁게 놀았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vamkiss.egloos.com/tb/5106347 [도움말]

덧글

  • 2009/10/28 00:4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11/02 14:3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Abby 2009/11/02 23:37 #

    아..그 H양이시군요ㅋ

    원래 목적이 일기로 시작한 블로그거든..
    나~~중에도 그림 보듯 훤히 기억하고 싶은 일들 주로 적는 거~
    여기서 보니;; 반갑다~ HJ !! ^^*
  • anna 2009/11/05 23:17 # 삭제 답글

    이제 좀 정신이 들어서 컴터도 하고,, 회사일도 좀 하고 그러고 있어
    어젠,, 거의 뭐 이러다 죽어도 아무도 몰겠구나... 장례는 반드시 천주교식으로 해줘야 할텐데.. 란 생각을 하며 정신을 놓다 잡았다 했다는,,,ㅋ
    위 글 보니까,, 난 피정 가서 뭐한건가 반성된다.. 정말.... 역시 반장은 따라갈수가 없구낭...
    그런 반장도 세례 앞두고 두려움이 생긴다는데,, 난,, 그저 암 생각이 없다~ 무식함 용감하다고~~ㅋ
    꼭 완쾌해서 세례 받을 수 있게 기도해줘,, 토욜날 보자궁....ㅋ
  • Abby 2009/11/06 00:46 #

    언니 위해 묵주 기도하면서 인터넷 중 (으응?)
  • H양 2009/11/06 09:45 # 삭제 답글

    역시나..들어가서 뭔가 하고 있을것같았어.ㅋ

    아침부터 안좋은 생각에 사로잡혀.. 내 살 깎아먹는중. --;;

    아..너무 괴로운 하루의 시작이야..ㅠ.ㅜ
  • Abby 2009/11/06 10:14 # 답글

    깎아먹을 살이 어딨다구;;; 앗, 농담이고...-,-
    몸 아픈 사람, 괴로운 사람, 마음이 산란한 사람.. 우리 조 다들 아프구나..

    어제 산 책 중에 이런 말 있더라
    "어떤 답을 주실 만도 하였는데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나이다. 오늘같이 광풍이 심히 부는 날." (산 바람 하느님 그리고 나 p42)

    그냥 이 말이 계속 마음에 맺히네.
    답.. 답??

    지금 겪은 괴로움, 금세 털어버리라고 말할 만용은 없다..
    조용히 기도하는(기도한다는 말,, 아직 내겐 어색킹왕짱~)중에 기억할께!!
  • H양 2009/11/06 12:41 # 삭제 답글

    ^^*

    그래도 기도한다는 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너라네~~!!

    나도 얼른 얼른 기도에 익숙해져야하는데.

    오늘도. 식사전기도는 잊고말았어.
  • Abby 2009/11/06 23:28 #

    아차..아까 그건 간식이었어요.
    아차차.. 아까 그것도 간식이네요. 이히히..
    이러면서 간신히 버티고는 있는데,, 아마 "넌 간식만 먹고 사냐?" 라는 불호령이 떨어질 듯..

    내일부턴 꼭 식사 전, 후 기도 꼭 해야겠다;;;;;;;;;
  • 2009/11/07 23:4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Abby 2009/11/08 01:40 #

    우와!! 반갑습니다!
    마음이 기쁘면서도 착잡하고 그러네요.
    아까 우르술라 수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류를 거스르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텐데..열심히 살아보렵니다..^^* 세실리아 님도 축하 드려요 ^^ 11월 8일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좋은 꿈 꾸세요!
덧글 입력 영역